하나님의 나라는 세상과 다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질서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장자냐 차자냐,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 높은 자냐 낮은 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장자가 더 귀하지 않고, 유대인이라고 해서 이방인보다 더 우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혈통도, 율법도, 세상의 질서도 초월한 은혜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 이방인
초대교회의 유대인들은 자신들만이 하나님의 백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구원받는다는 것은 아예 상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이방인 고넬료가 예수님을 믿고, 그 집에 성령 세례가 임했을 때 가장 불편해하고 못마땅해했던 사람들은 바로 유대인 크리스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이 구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할례를 받고 모세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사도들은 단호히 말했습니다. 베드로와 야고보는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너희도 매지 못했던 멍에를 어찌하여 이방인에게 메게 하려느냐?
이 말은 단지 율법 문제를 넘어서, 사람이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마음, 자신이 더 높다는 의식, 구원의 조건을 자기 기준으로 제한하려는 태도에 대한 책망이었습니다.
평등한 하나님 나라
교회 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가 제일 높고, 그 아래에 장로, 안수집사, 권사, 그리고 평신도가 있다는 생각은 세상의 질서를 그대로 교회 안으로 끌고 들어온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하나님의 권속이며, 형제요 자매이며, 동역자입니다. 어느 누구도 더 높거나, 더 귀하거나, 더 중요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톨릭을 비판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가톨릭은 성직자와 평신도를 철저히 구분하고, 그 안에도 수직적 계급 구조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바로 이 점을 거부하고, 모든 성도가 만인 제사장이라는 진리를 회복하기 위해 종교개혁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를 보면, 다시 그 순수한 개혁 정신이 흐려져가고 있습니다. 목사만이 '주의 종'으로 불리며, 마치 성직자인 것처럼 특별 대우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목사만이 주의 종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주의 종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섬기는 모든 이가 동일하게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위아래를 만들지 마십시오. 누구는 높고, 누구는 낮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며, 진정한 공동체는 수직이 아닌 수평 속에서 이뤄집니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화평과 사랑, 동역과 하나됨이 교회 안에 자리할 수 있습니다.
은혜아래 모두 평등하다
세상에서 높임 받는 사람이 교회에서도 높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세상에서 연약한 자라고 해서 교회에서도 경시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이며, 주의 권속입니다.
이 진리를 잊으면 교회는 세상과 다를 것이 없고, 본질을 잃게 됩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어떤 사람이 높아서가 아니라, 모두가 동일하게 은혜 아래 서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은혜 위에 선 우리가, 서로를 형제로, 자매로, 동역자로 대할 때,
주님이 원하시는 참된 공동체,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나타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