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부르심: 바벨탑에서 제단으로
창세기 11장의 마지막은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가 가족들과 함께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으로 향하다가 하란에서 멈춘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11:31).
그는 믿음의 길을 시작했지만 끝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데라처럼 시작은 하지만 중간에 안주해 버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란은 여정의 종착지가 아닌데,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멈추고 말지요.
그러나 아브라함은 다시 걸음을 내딛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너는 떠나라”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12:1)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고향을 떠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가 살던 갈대아 우르는 다름 아닌 바벨탑이 있었던 시날 땅의 도시였습니다.
그곳은 인간의 교만이 가득한 도시, 자기 이름을 높이고자 했던 삶의 방식이 존재하던 곳이었습니다.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그런 삶에서 떠나는 것입니다.
바벨탑을 쌓던 태도를 내려놓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떠나는 삶입니다.
믿음이란 ‘갈 바를 알지 못하고도 떠나는 것’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아직 보여주지 않으신 땅을 향해 떠납니다.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만 붙잡고 가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12:4)
75세의 나이에 아브라함은 또 한 번의 결단을 합니다.
익숙한 곳, 정든 사람, 심지어 아버지를 남겨두고 믿음의 길을 계속 갑니다.
이것이 믿음의 용기요 순종의 결정입니다.
세 가지 축복, 하나의 약속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12:2)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세 가지 약속을 주십니다.
1.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
2. 네게 복을 주겠다
3.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겠다
이 모든 약속은 "너는 복이 될지라"는 선언으로 요약됩니다.
아브라함 자신이 복의 통로가 된다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의 핵심입니다.
아브라함은 복의 통로가 된다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12:3)
아브라함은 이제 단지 복을 받는 자가 아니라, 복을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그를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얻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약속이 시작됩니다.
제단을 쌓는 사람, 아브라함
“아브람이… 그 곳에서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더니” (12:7-8)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 도착하자마자 제단을 쌓고 예배합니다.
이것이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바벨탑은 자기 이름을 높이기 위한 교만의 상징
제단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예배하기 위한 믿음의 상징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바벨탑을 쌓는 자들 속에서 불러내셨고,
그는 이제 자기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제단을 쌓는 자인가, 바벨탑을 쌓는 자인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도 여전히 탑을 쌓는 삶을 살아갑니다.
성공, 명예, 자기 이름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그 삶에서 불러내셔서, 겸손히 하나님을 높이는 삶으로 초청하십니다.
진짜 믿음의 삶은
높이 쌓는 탑이 아니라,
작고 초라할지라도 하나님을 향한 제단을 쌓는 것입니다.
복이 되기 위한 결단
“너는 복이 될지라…” (12:2)
아브라함은 그 자체로 복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복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바벨탑을 쌓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만을 높이는 제단의 삶,
복이 되고 복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는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가? 하란인가, 가나안인가?
나는 탑을 쌓고 있는가, 제단을 쌓고 있는가?
나는 복이 되기 위해 어떤 결단을 해야 하는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믿음으로 떠나고, 제단을 쌓으며, 복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합니다.